최근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 FLOW'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책을 깨끗하게 읽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것과 책에 몰입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읽는다는 것은 결과론 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책의 처음 부터 끝까지 단순하게 긁자를 읽는 행위를 읽는다라고 한다면, 책에 몰입하는 것은 그 책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집중(attention)이 필요하며, 이러한 집중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책이라는 대상에 몰입할 수 있다.
얼마전 부터 나는 책에 중요한 문구에 형광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큰 모험이었다. 컴퓨터 게임에서 현질이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아이템을 사게하는 행위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아마 큰 모험일 것이다. 자아가 허용하지 않은 행위를 한다는 것은 자아를 깨부시는 행위이다.
나에게는 읽는 책에 줄긋고, 메모하는 행위가 그렇다.
각인하라.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것은 생각하는 것과 책의 내용을 각인하는 과정이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의 지남에 따라 왜곡이 되고, 이를 감쇠 곡선(decay curve; 이건 '처음 20시간의 법칙'에 나오는 내용인데, 줄긋기와 메모의 과정이 있었기에 이 글을 쓰면서 이 책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었고, 그 내용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이라고 한다. 우리가 오랜시간 기억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왜곡되는 기억을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강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매번 강화학습을 하기 위해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면, 엄청 귀찮고, 짜증이 나겠지만 중요한 내용에 각인을 해두었다면 훑어보기만 해도 그 내용은 기억속에 숨어져 있다가 '아하~!' 하고 나타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것은 Ctrl+C, V이고, 메모를 한다면 머릿속의 저장공간에 입력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Ctrl+C, V는 언젠가는 필요할지 모르니 어딘가에는 두어야겠다는 의미고, 직접 입력한다는 것은 중요하니 내가 어디에 보관할지를 정해놓고 관리하겠다는 의미이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동적으로 글자라는 형태로 표현된 개념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저자가 선택한 표현으로는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을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메모를 한다면, 그 개념은 내 기억에서 더 오래 남을 것이다. 즉, 남의 개념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남의 지식이 내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그 동안 집에 깨끗하게 읽고 모셔두었던 책들을 꺼내서, 각인하는 과정을 다시 진행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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