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도구들

알고보면 소름끼치는 데미안.

그루부기 2023. 2. 1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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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어렵다. 철학적인 내용과 함께 심리적인 묘사에 대한 부분도 꽤나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가서 소름이 돋았다.

전문적으로 이 책을 해석하는 것은 힘들것 같다. 하지만 내 나름의 해석을 통해서 이 책에서 이해한 바를 등장인물을 통해 정리하고자 한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평범한 그 자체이다 치우치지 않고, 부모와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올바른 삶을 추구한다. 이는 에밀의 내면의 욕구보다는 외적인 규범이 작용하는 힘이 더 큰 상황이다. 즉, 에밀은 보통사람인 것이다.

프란츠 크로머는 불량배이다. 에밀의 약점을 잡아 그에게 나쁜 짓을 계속하도록 압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밀은 점점 신앙적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비록 이 행동이 에밀의 의사가 아닌 프란츠의 압박에 의한 나쁜 행동임에도 에밀은 사실이 알려진 경우의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에 대해 순종하게 된다.

막스 데미안은 에밀의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데미안이 무슨 능력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에밀의 고민을 알게되고, 어떠한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그를 프란츠의 압력에서 구해준다. 에밀은 이 후 데미안과 어울리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선과 악의 기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싱클레어는 내면의 욕구를 표출하면서 쾌락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쾌락 이후에는 그러한 자신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되고, 베아트리체라고 마음속에 정한 채로 그녀를 짝사랑하게 되면서 다시 선함을 찾고자 하였다.

그 중 에밀은 데미안을 잠시 만나게 되고, 그를 생각하면서 지구와 같은 알을 깨서 나오려는 매와 같은 새의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낸다. 에밀은 학교에서 책 사이에 쪽지를 발견하게 되고, 곧 그 쪽지가 데미안에게서 온 쪽지임을 알게 된다. 쪽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에밀은 우연히 아브락사스에 대해서 듣게 되었고, 그것이 '신성과 악마성의 결합'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밀은 우연히 오르간을 연주하는 주임 목사 피스토리우스와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아브락사스에 대해 더 듣게 된다. 그리고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에밀의 내면은 더욱더 다듬어져 간다. 마치 알고 있던 내용들이 더욱 섬세하게 다듬어져 가는 느낌을 받은 에밀은 어느 순간 피스토리우스의 틀에 박힌 말들에 대해서 짜증을 내게 되면서 피스토리우스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비록 피스토리우스는 에밀의 반항섞인 짜증을 받아들이고 인정했지만 그 사실이 에밀을 더욱 자책하게 만들었다.

에밀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도중에 에밀은 데미안을 다시 만나게 되고 데미안의 집까지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었고, 에바 부인을 사랑하게 된다. 에바 부인은 어머니 같으면서도 애인같이 에밀을 대했다. 에바 부인은 에밀을 사랑해 주었고, 에밀에게 자신의 공동체 모임을 소개해주었다. 이 모임에서 에밀은 '표식'을 단 사람들의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에바는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사람이다. 포근함과 사랑을 주는 떠나고 싶지 않은 존재이다.

불안한 가운데 전쟁이 일어났고, 에밀과 싱클레어는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에밀은 전쟁 터에서 포탄의 불빛에 매료된 채로 부상을 입게 되고, 야전병원에서 데미안을 보게 된다. 아니... 본 것처럼 느꼈다. 진짜인지 꿈인지 모를 데미안과 인사를 끝으로 에밀은 데미안과 닮은 자신을 보게된다. 진짜로 존재했던 데미안이 죽은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에밀의 마음속에 데미안이라는 형상이 에밀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에밀 싱클레어의 평범한 일상에 등장한 막스 데미안은 에밀에게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데미안은 에밀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나 인생에서 갈등과 고민을 하는 순간에 어김없이 나타나고, 그에게 영향을 준다. 그러는 과정에서 에밀은 결국 데미안을 닮아가게 되고 마지막에는 데미안과 동일한 존재처럼 변한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출판했을 때 이미 유명한 작가였고, 자신의 유명세가 아닌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기위해 소설의 주인공인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 작가 본인의 자서전 처럼 진행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책은 1919년에 최초 발행이 되었는데,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고민과 어려움,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 때 느끼는 부분과 그 이후에 자신의 성장함에 따라서 주변에 영향을 주고 싶어하는 그러한 심리가 잘 표현이 되었다. 솔직히 읽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처음 데미안을 읽는 사람이라면 줄거리를 한번 보고 읽기를 권하고 싶다.

나는 데미안이 워낙 유명하기에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닌 듯 하다. 굉장히 심오하면서 신앙적인 내용과 철학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느끼는 쾌락과 혼란, 체벌적 자제로 나타나는 자아 성찰, 그리고 양 극을 경험한 이 후에 안정적인 상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에밀의 경험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40이 되어서 처음 읽어본 데미안은 굉장히 깊은 책이다. 빠져들면 빠져들 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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